← 목록으로 돌아가기

공항 라운지 뷔페의 무의미한 샐러드 바를 향한 단상

다들 공항 라운지를 떠올리면 푹신한 소파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위스키를 먼저 생각하겠지만, 진짜 공항 클럽의 가치는 그곳의 음식에서 갈린다. 대다수 이용객이 샐러드 바에 놓인 시든 잎사귀 몇 조각과 구색 맞추기용 수프를 보며 환호하는 꼴을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공항 클럽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샐러드 바의 풍성함이 아니라 단 하나의 메뉴, 즉 바텐더가 직접 조제하는 칵테일의 비율과 그 온도에 집중해야 한다. 샐러드 바는 그저 공간을 채우기 위한 장식품일 뿐인데, 사람들은 왜 그토록 거기에 집착하며 접시를 채우는 걸까.

라운지 서비스의 핵심은 인적 드문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얼마나 빠르게 내가 원하는 음료를 받아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다들 입을 모아 음식 가짓수가 많은 곳이 최고라고 말하지만, 그런 곳일수록 소음과 사람들의 분주함 때문에 클럽 고유의 고립된 매력을 완전히 상실한다. 음식 가짓수가 늘어날수록 조용히 책을 읽거나 업무를 정리할 틈은 줄어든다. 나는 가짓수가 적어도 좋으니 얼음의 투명도가 유지되고, 바텐더가 시키지 않아도 내 잔을 비워두지 않는 그런 철저한 관리 체계를 갖춘 클럽을 선호한다.

비교 분석의 잣대를 완전히 바꿔보자. 라운지 등급을 매기는 기준에서 뷔페 구성은 가장 아래에 두어야 한다. 차라리 그곳의 의자가 얼마나 오래 앉아 있어도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지, 그리고 공항 내부의 소음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는지에 점수를 줘야 마땅하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먹거리에 현혹되어 본질적인 휴식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간과하곤 한다. 나는 그들이 흔히 추천하는 화려한 뷔페식 라운지보다, 차갑게 식은 블랙커피 한 잔을 내어주더라도 정적을 보장하는 구석진 라운지가 훨씬 우월하다고 믿는다.

클럽을 선택할 때 뷔페의 맛을 따지는 행위는 비행기 기내식의 미학을 논하는 것만큼이나 공허한 짓이다. 어차피 공항이라는 거대한 비효율의 공간에서 우리는 잠시 머무는 나그네일 뿐이다. 라운지는 그 짧은 순간의 안락함을 파는 곳이지, 결코 미식의 전당이 아니다. 제발 샐러드 바 앞에 줄을 서서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대신 바텐더의 손놀림을 관찰하고, 그곳이 제공하는 공기의 질과 의자의 각도를 살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공항 클럽 이용자의 시선이다.